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온라인으로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종현 사장을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1984년 LG생활건강(051900)에 입사한 김종현 대표는 LG그룹 회장실, LG화학 고무·특수수지사업부장,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지냈다. 지난 2018년부터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으며 배터리 사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출범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개척했고, 큰 우려와 역경을 이겨내며 이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제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분사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위대한 여정에 나섰다"고 했다.
이어 "에너지솔루션 설립은 고객과 주주에게 최고의 기술과 품질로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며 친환경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향하는 길"이라면서 "자신감 있게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3조원 수준으로, 오는 2024년에는 30조원 이상을 달성해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이사회 의장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맡는다. 3M 해외사업 부문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 부회장은 현재 SK이노베이션(096770)과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외 임직원 수는 약 2만2000명(국내 7000명, 해외 1만5000명)이며 충북 오창과 미국 미시간, 중국 신강·빈강,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배터리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대전과 미국 트로이, 중국 난징,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연구개발(R&D) 테크센터를 운영하는 등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 세계 1위의 배터리 회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적기 적소에 투자를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성능 제품과 스마트팩토리 등 선도적인 공정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플랫폼(E-Platform) 분야 사업도 적극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법원 문턱을 넘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첫 단추가 꿰지면서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승련)는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 등 8곳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케이씨지아이는 조원태 회장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와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주주 연합’(케이씨지아이·반도건설 계열·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당사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신주발행은 상법 및 한진칼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주주연합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의 첫 단계가 법원 문턱을 넘으면서 국내 양대 항공사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지난달 16일 한진칼에 총 8천억원을 투자해 양사를 통합한다는 3단계 통합 계획을 밝혔다. △산은이 한진칼에 5천억원을 투자해 새로 발행할 주식을 인수하고, 향후 한진칼 주식으로 맞바꿀 수 있는 교환사채(EB) 3천억원어치를 인수하는 등 총 8천억원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목적으로 한 대한항공의 2조5천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한진칼 7300억원, 일반주주 등 1조7700억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이렇게 수혈받은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 신주 1조5천억원 및 영구채 3천억원을 인수해 양사를 통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통합 방안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경영권을 사실상 보장해주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자금을 대한항공 일반주주 및 세금으로 메꾼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쪽(우호지분 포함 41.14%)과 주주 연합(46.71%)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산은이 한진칼에 8천억원을 투입하고 확보한 지분 약 10%는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 될 것이란 우려다. 또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실시하는 2조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전액을 사실상 세금 및 대한항공 일반주주 등에게서 조달하는 셈이라 ‘조원태 회장의 무자본 엠앤에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넥슨코리아가 블록체인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을 매각했다. 넥슨 오너인 김정주 NXC 대표는 블록체인·가상화폐·핀테크 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가 미래 금융 사업 중심축을 ‘가상화폐’에서 ‘핀테크’로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지난 9월 29일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이하 블록체인엔터) 지분 100%(14만5000주)를 노기태 블록체인엔터 대표에게 매각했다. 인수가는 10억원으로, 장부가 15억6400만원에서 할인된 가격이다.
블록체인엔터 전신은 넥슨이 2009년 인수한 게임 개발사 ‘러시모’다. 넥슨은 2018년 러시모를 블록체인엔터로 명명하고 블록체인 관련 연구에 매진해왔다. 회사를 인수한 노 대표는 넥슨 산하 데브캣 스튜디오 출신으로, 2018년 러시모가 사명을 바꿀 때부터 블록체인엔터 대표를 맡아왔다. 그는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구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엔터는 설립 당시 ‘넥슨 블록체인 R&D 전초기지’로 불렸다. 사업 목적은 △통신판매중개업 △온라인정보제공업 △기술연구 및 용역 수탁업 △시스템 구축사업 △전자지급 결제 대행업 △외국환거래법상의 소액해외송금법 등이다.
넥슨은 블록체인엔터에 관해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 하기 위한 블록체인 연구를 진행하는 법인"이라고 설명해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엔터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 내 거래와 결제, 데이터베이스(DB) 관리 등을 주로 연구해온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블록체인엔터 매각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넥슨 모회사인 NXC의 김정주 대표는 가상화폐·블록체인 등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2016년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했고, 2018년엔 유럽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2018년 말엔 NXC 자회사 NXC LLC를 통해 미국 가상화폐 거래 대행업체 타고미에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선 김 대표의 초점이 ‘가상화폐’에서 ‘핀테크’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NXC는 NIS인드라펀드 지분 92.23%를 1141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NIS인드라펀드는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법인으로, 인도 내 비은행 금융업과 핀테크 업체 등에 투자한다.
NXC는 이어 핀테크 업체 아퀴스를 설립했다. 아퀴스는 가상화폐를 포함한 증권·금융 상품을 게임하듯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게임에 친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노리는 발상이다.
NXC는 이와 동시에 코빗USA와 비트스탬프 일본 법인 청산에 나섰다. 이어 블록체인엔터를 매각한 것이다. 블록체인·가상화폐 계열사를 정리하고, 전통적인 금융·증권 상품을 포괄하는 핀테크로 영역 확장에 나서는 듯한 행보다.
관련 업계는 김 대표가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을 끄진 않았을 것으로 본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은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활황을 맞고 있다. 코빗은 최근 신한은행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사업을 펼칠 계획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가상화폐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자산 거래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듯 보인다"고 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사기극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 지분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제너럴모터스와 니콜라는 30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기존 파트너십을 대체하는 양해각서(MOU)를 새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은 지난 9월 제너럴모터스가 니콜라의 픽업트럭 ‘배저’(Badger)를 생산하는 대신 니콜라 지분 11%를 받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총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그러나 니콜라가 실제로는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이 없음에도 시장을 속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제너럴모터스는 지분 인수를 미뤄왔다. 새 양해각서에는 기존에 파트너십을 맺으며 발표했던 내용이 모두 빠졌다. 니콜라는 “이 양해각서는 기존에 고려됐던 제너럴모터스의 니콜라 지분 인수나 니콜라 배저 생산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제너럴모터스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하이드로텍’을 니콜라의 세미트럭(클래스 7·8)에 제공하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와 엘지(LG)화학의 합작법인에서 생산할 예정인 배터리 ‘얼티엄’(Ultium)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두 회사는 밝혔다. 제너럴모터스는 “이에 따른 투자에 대해서는 니콜라가 선불로 비용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새로 체결한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니콜라는 배저 사전주문으로 받은 보증금을 모두 환불하겠다고도 밝혔다. 배저 생산 계획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셈이다. 니콜라는 “기존에 발표한 대로 내년 말 수소연료전지로 작동하는 트럭의 시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26.92% 떨어진 20.41달러에 마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지난달 수출이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올해 누적 무역수지가 지난해 전체 흑자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진단키트와 함께 이차전지 수출이 증가하면서 견인차 구실을 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458억1천만달러(50조82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폭을 보여오다가, 지난 9월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징검다리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하루 평균 수출액도 전년대비 6.3% 늘어나 2018년 11월 이후 2년만에 총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398억8천만달러로 집계돼 무역수지는 59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7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올초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던 수출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세달 연속 수출액 400억달러 이상, 일평균 19억달러 이상, 무역수지 흑자 50억달러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전체 무역수지가 390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한해 흑자규모(389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아시아 등 4대 시장에서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액이 3년만에 동시에 플러스 반등했다. 특히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포함한 바이오헬스 분야와 2차전지 등 정부가 7대 신수출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품목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수출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바이오헬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대비 78.5%가 증가했고, 선박·가전·디스플레이 등도 20~30%대 성장세를 보였다. 농수산 가공식품이 지난달 8억3천만달러를 수출하며 월별 역대 최고 수출액 기록을 세웠고, 화장품은 20%대 수출이 증가하며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으로 지난해 총수출 규모를 넘어섰다. 15대 주력수출 품목 가운데에서도 반도체(16.4%), 디스플레이(21.4%), 무선통신기기(20.2%), 2차전지(19.9%) 등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주력상품인 반도차와 자동차가 수출회복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비대면경제 특수와 아이티 관련 품목들이 상승세를 보이는 점은 수출 활력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어렵게 회복한 불씨가 꺼지지 않고 혁신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시스템의 디지털화 등 무역구조 혁신 대책을 꼼꼼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MSCI EM지수 韓 비중 줄자
외국인, 어제 역대 최대 순매도
개인은 2.2兆 사들여 충격 줄여
증권가 "패시브 펀드 숨고르기
투자 환경 좋아져 외인 또 온다"
11월 마지막 날인 30일 증시는 또 다른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2조43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11월 하루 평균 수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일순간에 돌변한 셈이다. 이 매물을 받아낸 것은 개인들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2조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도 사상 최대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60% 하락한 2591.3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을 매도로 이끈 것은 MSCI 신흥시장(EM) 지수 개편이었다. 이 지수에서 한국 시장 비중이 줄자 기계적 매물이 쏟아졌다. 개인들은 추세적 하락이 아니라 극복 가능할 변수라고 판단,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개인의 힘
'증시는 많은 개미를 태우고 올라가지 않는다.' 증권업계 통설이다. 개인들이 매도한 뒤 주가가 오르는 게 그동안의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상반기 동학개미들이 올린 실적도 그렇고, 최근 움직임도 증권업계 통설을 반박하는 듯한 분위기다. 코스피가 2600선에 올라섰음에도 개인들이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코스피 2400선에서는 차익실현 움직임을 보였던 개인들이 코스피 2600선에서는 다시 매수 주체로 변신했다. 그사이에 10년 코스피 박스권이 뚫릴 것이라는 믿음이 개인들 사이에서 커졌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개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2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도 물량 대부분을 받아냈다. 개인들은 코스피지수가 2600선까지 오른 지난 23일 873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1.92% 오른 것에 비해 매도 규모가 크지 않았다. 개인이 지난 5일 코스피가 2.40% 상승하면서 2400선에 올라섰을 때는 하루 만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9707억원어치를 매도했기 때문이다. 개인은 2600선에서 추가 상승한 지난 24일에도 245억원어치를 내다파는 데 그쳤다. 이후 지난 25일부터는 3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총 957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피가 2600을 넘겼음에도 매수 전략을 취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들이 매수한 규모와 비교해도 11월 들어 개인의 매도세는 약한 편이다. 올 3~10월 개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49조78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1월에는 2조1390억원어치를 매도하는 데 그쳤다. 전체 매수액 대비 5%도 안 되는 규모다. 증시 대기 자금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7일 기준 62조9567억원으로 10월 말(55조3452억원) 대비 13.7% 급증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코로나19 백신 등장과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코스피 우상향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10억원이던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려다가 철회한 것이 개인들의 연말 매수 부담을 줄였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MSCI에 움직인 외국인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377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1~29일 하루 평균 3716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코스피지수 상승을 주도했지만 11월 마지막 날 돌변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량 순매도를 기록한 건 MSCI EM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줄어든 것과 관련 있다. MSCI는 이날 지수 리밸런싱을 통해 한국 비중을 12.0%에서 11.7%(지난달 11일 시가총액 기준)로 줄였다. 쿠웨이트가 비중 0.2%(추정치)로 새로 편입됐고, 인도 비중이 8.3%에서 9.1%로 늘면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이다.
종목별 외국인 순매수 동향을 봐도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번에 MSCI EM지수에 새로 편입된 종목은 SK바이오팜, SK케미칼, 두산중공업 등이다. 이날 외국인은 이들 종목을 각각 1258억원, 660억원, 44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편출 종목인 BNK금융지주(-512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109억원) 등은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앞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8년에 비해 한국 증시가 구조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한참 더 남았다는 분석도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8년 당시에는 증시가 반도체에 너무 의존했지만 지금은 2차전지, 바이오 등 다른 산업도 골고루 성장하며 투자 환경이 더 좋아졌다”며 “당시보다 금리가 낮은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성 대규모 순매도를 나타내면서 환시 내 수급은 공급 우위 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729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12% 떨어진 91.68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4천438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 역내외 관망세 속 외인 주식 순매도 강화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시장 내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자 적극적인 포지션 설정은 자제하고 있다.
현재 달러/원 환율은 업체와 외국인 주식 수급에 따라 움직임을 정하는 분위기다.
이날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급증하며 서울환시에 수요가 넘치고 있지만,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코스피지수는 개인 매수세에 점차 낙폭을 줄이고 있는 데다,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 매도 물량 역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강화로 달러/원의 상승 압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백신 재료와 달러 약세 요인으로 달러/원의 상승 역시 위축되는 모습"이라면서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포지션 설정에 나서지 않는 이상 달러/원의 움직임은 보합권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1,105원선 아래서 강보합권 횡보 지속
오후 달러/원 환율은 1,105원선 아래서 대체로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강보합 흐름은 장 후반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강화로 시장 수급 자체가 수요 우위 상태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PMI 호재와 이에 따른 중국 주식시장 상승, 달러인덱스 하락에 추가 하락을 시도한다면 달러/원의 상승폭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 행정부가 중국 기업 2곳을 블랙리스크에 추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위안의 하락 역시 위축되고 있다.
이날 미 행정부는 중국 반도체 회사인 SMIC와 국영 석유회사인 CNOOC를 국방부 블랙리스트 올렸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급증과 함께 달러/위안 추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어 달러/원의 상승폭 축소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면서 "백신 호재와 중국 경제지표 개선 등 호재성 재료 역시 시장 수급에 밀려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종부세 절세 가이드]
개인별 합산 과세 적용
1인당 6억씩 공제로 종부세 안 내도 돼
고령자·장기 보유는 단독 명의가 유리
최대 80%까지 세액 공제
다주택자 양도세 함께 줄이려면
내년 5월까지 주택 처분해야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가 시작되면서 세액과 대상 가구 모두 늘어난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종부세율을 6%까지 끌어올릴 예정이어서 주택 보유자들의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소득세마저 중과되는 탓에 퇴로마저 마땅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당분간 절세 전략을 통해 최대한 세 부담을 줄이면서 버티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내년도 종부세를 아낄 수 있는 방안을 알아봤다.
◇절세 핵심은 소유 분산 = 종부세는 2주택 이하 보유자에게는 과표에 따라 0.5~2.7%의 세율이 적용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는 0.6~3.2%의 중과된 세율이 적용된다.
이러한 비율은 내년에 더 오른다. 지난 8월 종부세법 개정에 따라 2주택 이하도 0.6~3.0%로 세율이 조금씩 올랐고, 3주택 이상은 1.2~6.0%로 대폭 상향된다. 특히 규제지역 내 2주택자은 일반 3주택자와 동일한 종부세 중과가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절세의 핵심은 '명의'라고 조언한다. 종부세가 가구별 합산 과세가 아니라 개인별 합산 과세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11억원인 주택을 한 사람 단독 명의로 보유한 경우 9억원을 제외한 2억원의 과표가 설정돼 내년에 0.6%의 종부세율이 부과된다. 하지만 부부가 절반씩 공동명의로 소유하면 각자의 공시가격이 5억5000만원으로 되기 때문에 1인당 6억원씩의 공제가 적용돼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고령ㆍ장기보유자는 공동명의가 독(毒)= 공동명의가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다. 현재 종부세는 해당 주택을 장기간 보유했거나 60세 이상 고령자인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해준다. 특히 현재 10~30%인 고령자 세액공제는 내년부터는 각각 10%포인트씩 추가돼 20~40%로 공제율이 상향된다. 장기보유공제까지 합쳐 65세 이상, 보유기간 15년 이상이라면 최대 80%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세액공제는 오직 단독명의 1주택자에게만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공시가격 기준 대략 15억원 이상 주택이라면 장기 보유를 전제로 단독명의 보유가 더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공동명의로 보유했던 주택을 단독명의로 바꾸더라도 이에 따른 장기 보유 기간 계산은 주택 최초 취득 시가 아닌 단독명의로 바꾼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다주택자 셈법은 더 복잡 = 다주택자라면 명의와 관련해 고려할 사항이 더 복잡하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과 비조정대상지역 1주택을 보유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부부 중 한 명이 조정대상지역 주택의 명의를 모두 갖고, 한 명이 비조정대상지역 주택의 명의를 가지면 조정대상지역 2주택 중과가 이뤄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조정대상지역은 각각 단독명의로 보유하고, 비조정대상지역 주택은 한 명의 단독명의 또는 공동명의로 보유하는 편이 절세를 위해 보다 유리하다.
상속 등으로 주택의 일부 지분을 가진 경우라면 이 역시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주택을 상속받아 공동으로 보유하는 경우 지분율이 20%를 넘거나 지분율 상당의 공시가격이 3억원 초과일 경우 세율 적용을 위한 주택 수에 포함된다.
◇잉여주택 처분은 내년 5월 말까지= 이러한 세율 인상을 피하고 싶다면 내년 5월 이전에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 종부세 부과가 매년 6월1일을 기준으로 보유한 부동산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도에는 양도소득세도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2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매각할 경우 6~42%의 기본세율과 달리 최대 70%의 별도 세율을 적용해 단기 차익을 환수하는 한편,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게는 최대 30%포인트의 세율을 중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세 방안을 준비할 때에는 종부세 뿐만 아니라 다른 세금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종부세는 세금 계산식은 복잡하지만 케이스가 복잡하게 분화되지는 않아 절세 방법은 간단하다"며 "다만 명의 변경을 할 때는 공동명의 보유도 추후 매각 시 양도세를 줄이는 데 유리한 등의 이점이 있는 만큼 단순히 종부세 절세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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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9월 '트리플 상승'을 기록했던 실물경제 지표가 한 달 만에 꺾였다. 특히 소비는 10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도 3개월 만에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3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감안하면 올해 4분기 민간소비가 더욱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월 제조업 생산 1.3% 감소... 거리두기 완화에 서비스업은 늘어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과 동일한 '보합'을 기록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9월보다 0.9% 줄었으며, 투자의 두 축인 설비투자(-3.3%)와 건설기성(-0.1%)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오르며 '트리플 상승'을 기록한 뒤 한 달 만에 개선세가 꺾인 것이다.
산업생산은 제조업 부진을 서비스업이 메우는 양상이었다. 10월 제조업 생산은 1.3% 감소하며 전체 생산지수를 0.36%포인트 끌어내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등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라며 "9월에 화웨이 관련 문제가 생기면서 선주문으로 반도체 수출이 늘었고, 10월엔 그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에도 전자부품(-2.6%), 기계장비(-1.5%) 생산도 전월 대비 줄었다.
반면 코로나19로 주춤하던 서비스업 생산은 9월보다 1.2% 늘었다. 10월 12일부터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된 덕분이다. 실제 숙박·음식점업(13.3%), 예술·스포츠·여가(13.1%) 등 대면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었다. 다만 두 업종 모두 지난해 10월과 비교해선 15.1%, 29.8%씩 감소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활동동향 증감 추이
외식 늘어나니 '집밥 소비' 급감... 오히려 소비 위축
거리두기 완화는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되면서 외식이 늘어나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15.6%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안 심의관은 "음식료품 판매와 숙박·음식업 생산은 일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코로나19 이후 두 지표가 대체되는 양상"이라며 "10월 초 추석으로 9월에 집중적으로 소매판매가 이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1.9% 늘었으나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14.9%나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건축 건설 공사 실적이 2.8% 줄어 소폭 감소했다.
경기지수 5개월 연속 동반 상승... "예측력 한계"
종합적인 경기지수는 5개월 연속 동반 개선됐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98.3을 기록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8로 한 달 사이 0.4포인트 올랐다. 두 지수가 5개월 연속 함께 오른 것은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던 1998년 9월~1999년 8월 이후 21년 2개월 만이다.
하지만 10월 이후 3차 재확산이 시작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를 중심으로 실물지표가 더욱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안 심의관도 "수치상으로는 지속적으로 경기가 개선될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선행 순환변동치의 예측력에 어느 정도 일정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rasibintangs.blogspot.com 시세 14.5억 주택 보유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34만원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전체 종부세 고지세액의 82% 부담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고지받은 3명 가운데 2명은 100만 원 이하를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전 국민의 1.3% 수준인 66만7000명이며 고지세액은 총 1조8148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지 인원과 세액은 작년 대비 각각 14만9000명(25.0%), 9216억 원(27.5%) 증가했다.
기재부는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대상자 및 세액의 증가는 주택가격 상승 및 시가 9억 원 이상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가 9억~15억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6%에서 69%로, 15억~30억 원은 67%에서 75%로, 30억 원 이상은 69%에서 80%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작년 85%에서 올해 90%로 올렸다.
주택분 종부세 부과 대상자 가운데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37만6000명으로 이들이 전체 고지세액의 82%인 1조4960억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 과세 대상자 중 세 부담이 100만 원 이하인 납세자는 43만2000명으로 전체 과세 대상자의 64.9%를 차지했다.
사례별로 살펴보면 올해 주택 시세가 13억5000만 원으로 그대로인 A 주택은 공시가가 9억에서 9억3000만 원으로 높아진다. 이 경우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대상이 되지만 금액은 8만 원 수준(이하 1세대 1주택 기준)이다. 여기서 고령자와 장기보유 공제를 최대한 적용받으면 3만 원이다. 주택을 장기보유하거나 고령자인 경우 최대 7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주택 시세가 작년 12억8000만 원에서 올해 14억5000만 원으로 오른 경우 공시가격은 8억5000만 원에서 10억8000만 원으로 상승한다. 1세대 1주택자인 경우에 종부세 부담은 34만 원이다. 고령자와 장기공제 70%를 모두 받으면 10만 원이다.
주택 시세가 작년 19억3000만 원에서 올해 24억2000만 원으로 오른 경우 공시가격은 13억2000만 원에서 18억6000만 원이 된다. 1세대 1주택자라면 종부세가 작년 125만 원에서 올해 249만 원으로 오른다. 최대 공제를 받으면 작년 38만 원에서 올해 75만 원으로 늘어난다.
시세가 작년 27억에서 올해 32억5000만 원이 된 주택의 공시가격은 18억8000만 원에서 25억4000만 원으로 오른다. 이 경우 종부세는 작년 472만 원에서 801만 원으로 늘어난다. 최대 공제를 받으면 작년 142만 원에서 올해 240만 원으로 오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국내 생산이 전월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는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지난달 오름세를 보였던 투자도 주저앉았다. 9월 일제히 상승했던 생산·투자·소비는 한 달 만에 부진한 모습으로 돌아서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미국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줄어들었지만 지난달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서비스업이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인 보합(0.0%)을 보였다. 전산업생산은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부터 마이너스(-)를 보이다가 지난 6월(4.1%)부터 2개월 연속 늘었다. 8월(-0.8%)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9월(2.2%) 다시 증가했다가 지난달 겨우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 생산이 소폭 하락했으나 서비스업이 상승하며 전산업생산이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며 "서비스업의 경우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9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강화됐지만, 10월 중순 다시 완화되면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최근 증가에 따른 기저 영향으로 반도체가 9.5% 감소했으며, IT용 LCD, TV용 LCD 등 LCD 관련 품목 생산 감소로 전자부품도 2.6% 쪼그라든 영향이다.
제조업 생산은 화학제품, 의료정밀광학 등에서 증가했으나 반도체, 전자부품 등이 줄어 전월보다 1.3% 줄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0.2%포인트(p) 감소한 73.7%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2% 증가하며 지난 9월(0.3%)에 이어 2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의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이 13.3% 급증했다. 게임 및 시스템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전기통신업 증가 등으로 정보통신도 2.6%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0.9% 감소하며 3개월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외식 증가 등에 따른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7%) 판매가 줄어들면서다. 여기에 9월(1.6%)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다만 의복 등 준내구재(7.2%), 승용차 등 내구재(2.0%) 등은 늘어났다. 자동차의 경우 신차 효과 등으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제품 소매판매지수(188.8)가 유례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내구재 판매를 끌어올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3.1%), 면세점(4.8%), 편의점(0.9%), 승용차·연료소매점(6.9%) 등에서 증가했으나 대형마트(-15.0%), 슈퍼마켓·잡화점(-17.3%), 전문소매점(-1.2%), 무점포소매(-1.2%) 등에서는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3% 감소하며 2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9%) 투자는 증가했으나 항공기 등 운송장비(-14.9%) 투자가 크게 줄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토목(6.7%)은 증가했으나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축 공사 실적 감소로 건축(-2.8%)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월 대비 0.1% 뒷걸음질했다. 건설수주(경상) 역시 주택, 공장·창고 등 건축(-14.9%) 및 발전·통신 등 토목(-26.3%)에서 모두 줄어 1년 전보다 17.3%나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3으로 전월보다 0.5p 상승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8로 전월보다 0.4p 상승했다.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개월 연속 동반 상승 중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던 1998년 9월부터 1999년 8월까지 12개월 동시 상승한 이래 21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안 심의관은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5개월 연속 동반 상승한 것을 보면 지속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면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예측력에 한계가 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 또한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10월 산업활동은 기저·명절이동 영향 등으로 일부 지표가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생산이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격상되면서 향후 지표흐름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추가확산 방지를 위한 철저한 방역 대응에 만전을 기하면서 방역 조치와의 조화 속에 민생·경기대응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집값은 오르고 전세값도 급등하면서 심화된 전세난 속에 아파트보다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주택 수요자들이 들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3개월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총 4590건으로, 전달(4012건)과 비교해 14.4%(578건) 증가했다.
구별로는 은평구(482건·10.5%), 강서구(420건·9.2%)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많았고, 이어 양천구(364건·7.9%), 강북구(360건·7.8%), 강동구(261건·5.7%), 중랑구(235건·5.1%), 송파구(232건·5.1%) 등의 순이었다.
올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1∼5월 5천건을 밑돌다가 7월 7287건으로 2008년 4월(7686건) 이후 12년 3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8월 4219건, 9월 4012건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지난달 다시 4590건으로 반등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린 투자 수요가 늘은것으로 풀이된다.
6·17대책에서 정부는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했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여전히 전세 대출을 통한 '갭투자'가 가능하다. 특히 7·10대책에서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개정했지만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은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세금 부담도 적다.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올해 들어 4월을 제외하면 모두 아파트 거래량에 뒤졌지만, 9월 4012건으로 아파트 거래량(3767건)을 처음 앞질렀고, 10월도 4590건으로 아파트(4339건)보다 많았다. 11월도 신고 기간이 한 달 가까이 남았지만,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1809건)은 아파트(1725건)를 앞지르고 있다.
지난 9월 전월 대비 ‘트리플 증가’를 나타냈던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한 달 만에 마이너스 또는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지난달 생산 지표 증가를 이끌었던 반도체가 부진했고, 비내구재와 음식료품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소매판매도 감소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전월 대비 서비스업에서 증가했지만, 광공업과 건설업 생산이 줄면서 증가분을 상쇄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화학제품에서 3.5% 증가했지만, 반도체(-9.5%), 전자부품(-2.6%) 등이 줄어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반도체의 경우 D램 등 메모리반도체가 최근 증가한 기저 효과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화웨이 관련 문제로 지난 달 선구매가 있었고, 이번달에는 그 기저 효과로 수출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로 0.9% 줄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 대비 0.2%P(포인트) 하락한 73.7%를 기록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가 7.2%, 승용차 등 내구재가 2%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5.7%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외식 증가에 따라 음식료품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신발과 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가 줄어 0.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14.9% 줄어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일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1.9% 늘었지만, 항공기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 이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항공기 수입은 지난 9월 하루 평균 2만6600달러였는데, 10월에는 900만달러로 그 규모가 확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항공기 등 운송 장비 투자가 10.3% 감소하면서 설비투자는 1% 감소했다.
건설 기성은 토목(6.7%)은 증가했지만, 건축 공사 실적이 2.8% 줄면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축 공사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다. 건설 수주는 주택, 공장, 창고 등 건축이 -14.9%, 토목이 -26.3%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7.3% 감소했다.
전반적인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둘다 전월 대비 상승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이 감소하였으나, 수입액,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하여 전월대비 0.5P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이 감소했지만 경제심리지수, 코스피 증가 영향으로 전월대비 0.4P 올랐다.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이번주(11월30일~12월4일) 코스피 지수는 단기적으로는 강한 호재성 요인의 영향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 등이 지수 상승을 일부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수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3~27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2553.50) 대비 3.13% 상승한 2633.45에 마감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2조5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597억원, 1조952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코스피 주가 상승을 일부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코스피 밴드는 △NH투자증권은 2560~2660 △하나금융투자 2580~2660 △케이프투자증권 2550~2650 등으로 제기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2600선에 머무르는 코스피 지수는 내년 이익 전망(128조원)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코스피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2022년 이익 전망까지를 선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호재성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함에 따라 주가지수의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연말이 가까워지면 그동안 가려져있던 불확실성 요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지수 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하기보다는 종목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경기 회복 수혜주를 담는 전략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며 "최근 3년래 업종 밸류에이션 위치가 코스피보다 낮으면서 경기회복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반도체, 화학, 운송 업종 선호를 유지한다"고 제언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발표된 지난해 3분기~올해 2분기 4개 분기 명목 GDP 합 대비 신고점을 경신한 코스피 시가총액의 비율은 0.9배를 웃돈다"며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상용화 기대, 미국 바이든 신정부에 대한 기대, 한국판 뉴딜 등 대규모 정책과 경기 회복 기대 등 요인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주가 지수 수준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오름세의 속도 조절은 나타날 수 있지만 추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흥국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실적 기대감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만큼 반도체 업종을 필두로 한 실적 개선 기대감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은 증시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올해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산타랠리는 성탄절 전후로 연말과 연초에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타랠리의 시작점은 바이든의 정권이양이 속도를 내면서 시작됐다"며 " 바이든 당선인이, 옐런 전 연준의장을 재무장관으로 지목한 것은 내년 집권 이후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재확인 해준 시그널임과 동시에 대표적 케인지언인 옐런을 앞세워 통화보다는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재건을 하겠다는 선언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본격적인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연말 쇼핑시즌이 주역이 될 것"이라며 "올해 연말 쇼핑시즌의 관전 포인트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매출증가율 개선 폭보다 개선의 연속성 여부, 일상적 소비에서 보복 소비로 옮겨간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유통, IT업체 수혜 기대감을 바탕으로 산타랠리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각종 주요 경기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30일 한국 산업활동동향과 중국 국가통계국 PMI △12월 1일 한국 11월 수출지표와 미국 11월 마킷 제조업 PMI △12월 2일 미국 11월 ISM 제조업지수 등이 차례대로 발표된다.
10월 전산업생산이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늘었지만 소비와 투자가 부진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9월보다 0% 늘어난 보합을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1.2% 상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숙박·음식점이 13.3% 늘어났고, 게임 및 시스템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 정보통신업도 2.6%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9.5%)와 전자부품(-2.6%)에서 감소해 전월보다 1.2% 줄었다. 반도체는 9월 디램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쩍 증가한 영향으로 지난달에는 상대적으로 생산이 적었다. 전자부품은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품목 생산이 감소했다. 반면 화학제품은 3.5% 늘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0.9% 감소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73.7%를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5.7% 줄었다. 반면 의복 등 준내구재(7.2%)와 승용차 등 내구재(2%)는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지난 8·9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했다가 석 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3% 감소했다. 기계류는 1.9% 늘었으나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14.9% 줄었다.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실적이 줄어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98.3을 기록했다. 건설기성액은 줄었으나 수입액,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했다. 가까운 미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경제심리지수, 코스피 상승 등 영향으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오른 101.8을 기록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에 시정명령과 과정금 153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대금을 원가보다 낮게 후려치고 계약서를 제대로 발급해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6~2019년 대금을 미리 협의하지 않고 91개 사내 하도급업체에 1471건의 수정·추가 공사를 맡겼다. 대금은 공사가 끝난 뒤 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책정해 지급했다. 공정위는 “하도급 업체들이 총 12억원가량의 손해를 봤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우리나라 가계가 돈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을 크게 늘린 것으로 추정됐다. 위기가 지속될 것을 걱정한 가계가 저축을 늘린 것이다.
늘어난 저축이 향후 대규모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위기가 장기화하면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고 저성장∙저물가∙저금리를 고착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계저축률 20년래 최고 수준 예상
우리나라 연간 가계순저축률 추이. 그래픽=송정근 기자
한국은행 조사국 연구진은 한은이 29일 공개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가계저축률 상승 고착화 가능성’을 통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가계저축률이 10% 내외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6.0%)는 물론 최근 5년 평균(6.9%)도 상회하는 수치다. 연간 가계저축률이 10%를 넘었던 마지막 해는 1999년으로 무려 20년 만에 가장 높은 저축률이 예상되는 셈이다.
높은 저축률이 예상된 것은 올해 가계소득이 작년보다 늘었지만, 소비는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계의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대비 2% 내외로 증가하는 반면 민간소비는 3% 중반 정도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를 위해 정부가 대규모 이전소득을 가계에 지원했지만, 정작 가계는 코로나19로 제대로 소비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소비 부진에 시달린 해외 주요국도 높은 가계저축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으로 가계저축률을 집계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월별, 유로존은 분기별로 저축률을 공개한다. 미국의 가계 저축률은 지난해 7.5%에서 올해 2분기 기준 25.7%, 유로존은 같은 기준으로 12.9%에서 24.6%까지 치솟았다.
예비적 저축 고착화하면 ‘장기 저성장’ 올수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모임이 감소한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은 비자발적 소비제약 등으로 인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합뉴스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될 경우 거리 두기 강화 등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다시 살아나면서 저축률이 원래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미국의 가계 저축률은 소비가 회복세를 탄 3분기 들어 14.3%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연구진은 가계저축률 상승폭 4%포인트 내외 가운데 비자발적 소비제약 영향은 2%대 초반으로 추정했다. 나머지는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가계가 자발적으로 저축을 늘린 ‘예비적 저축’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예비적 저축은 경제위기 때마다 등장한다. 미래의 불안 때문에 소득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가계가 여윳돈을 만들어두려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지난 2분기에 크게 늘었던 정부 지원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고용과 가계소득 부진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앞으로도 저축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과거 높은 저축률은 기업의 투자 재원을 늘려 전체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현재는 기업들마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형국이다. 이 상황에서 높은 저축률은 우리 경제에 호재보다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연구진은 “높은 저축률이 고착화할 경우 가계 소비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축이 늘고 자금공급이 자금수요를 상회하는 가운데 저성장∙저물가∙저금리로 요약되는 장기 저성장(secular stagnation)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